ETF 500조 시장의 이면, 증권사 대리전 논란

ETF 500조 시장의 이면, 증권사 대리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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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ETF 시장이 500조 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시장 내부의 불편한 현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앞두고 증권사들에게 거래량 부풀리기와 시딩 자제 압력을 가하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금융당국도 실태 점검에 나섰습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증권사들이 운용사의 이익을 위해 무리한 유동성 공급과 거래량 조작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자산운용은 경쟁사 ETF의 거래량이 자사보다 높게 나타나면 거래 관계를 중단하겠다고 압박했고, 일부 증권사는 이에 반발해 거래를 끊은 사례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과거에도 대형 운용사들이 증권사를 동원해 경쟁사를 견제하는 사례가 반복되어 왔으며, 이번 사례 역시 이와 유사한 맥락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 한국판 ‘슈드’ ETF 경쟁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발주자인 신한자산운용의 자산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수조 원 규모의 시딩이 투입되어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출혈을 감수하는 이유는 운용사가 제공하는 손실 보전 창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형 운용사들이 수조 원 규모 상품의 매매 주문을 LP에 압박의 도구로 활용하는 모습이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데일리 리밸런싱 주문을 통해 유동성을 조절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은 해외 주식형 ETF의 매매를 통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입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진행하는 ‘재대여 마진’ 점검 역시, 운용사들이 펀드 내 자산을 우호적 LP에게 초저율로 빌려주고 이를 헤지펀드 등에 재대여하는 무위험 차익거래를 활용하는 사례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구조는 자산운용사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투자자에게 돌아가야 하는 차입 수익을 임의로 운용사가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ETF LP 재대여 관행에 대해 엄격한 실태 점검을 진행 중입니다. 결국, 초기 출혈을 메우는 방식으로 증권사들이 운용사의 출혈성 전략에 동참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는 미국·유럽의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 제도와 대비되는데, 한국의 경우 운용사가 증권사별로 설정 물량을 배분하는 쿼터제와 세금 장벽, 외국계 마켓메이커의 진입 장벽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구조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폐쇄적 시장 구조는 결국 트레이딩 인프라의 정체와 글로벌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사례에서는 노무라증권과 미츠비시증권이 각각 시장조성자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마켓메이커들이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이 시장의 투명성, 공정성, 경쟁력을 저해하는 핵심 원인임을 지적하며, 금감원의 실태 점검이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장이 자산운용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만큼, 영업 경쟁보다는 기술 경쟁과 시장 개방이 보다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길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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