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배터리 은폐로 1인당 400만원 배상

벤츠코리아, 배터리 은폐로 1인당 400만원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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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심장과도 같은 배터리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소비자는 얼마를 배상받아야 할까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사실을 정확히 알리지 않은 Mercedes-Benz Korea에 대해 전기차 구매자 1인당 400만 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이번 판단은 단순한 부품 원산지 논란을 넘어, 자동차 제조·수입사가 핵심 안전 정보를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지를 묻는 사례입니다.

이번 집단분쟁조정에는 Mercedes-Benz 전기차 구매자 142명이 참여했습니다. 대상 차종은 EQE 500 4MATIC SUV, EQE 53 4MATIC+, EQE 350+, EQE 350 4MATIC, EQS 350 등 5개입니다. Mercedes-Benz Korea가 조정 결정을 받아들이고 양측이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안에 수락하면, 해당 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게 됩니다.

💎 핵심은 배터리 정보의 정확성입니다

위원회는 Mercedes-Benz Korea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판매지침에 CATL 셀만 탑재된 것처럼 기재해 딜러사에 배포하는 등, 실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소비자에게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소비자는 차량 가격과 주행 성능뿐 아니라 배터리 제조사, 안전성, 향후 교환가치 등을 종합해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데, 그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배터리 제조사 정보가 단순한 부품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기차에서 배터리는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 안전성, 중고차 가치에 직접 연결되는 핵심 부품입니다. 위원회도 이 점을 배상액 산정에 반영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량을 구매한 뒤에야 배터리 정보를 알게 됐다면, 애초에 같은 조건으로 계약 여부를 판단할 기회를 잃은 셈입니다.

💎 청라 화재 이후 커진 가치 하락 우려

2024년 8월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Mercedes-Benz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뒤 파라시스 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습니다. 위원회는 이 사건 이후 해당 차량의 교환가치가 떨어질 개연성이 높아진 점도 고려했습니다. 즉 이번 배상은 정보 제공의 문제뿐 아니라, 배터리 관련 인식 변화로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 경제적 손실 가능성까지 함께 다룬 결정입니다.

다만 이번 결정이 곧바로 모든 피해자에게 자동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Mercedes-Benz Korea가 결정을 수락해야 재판상 화해 효력이 발생하며, 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도 같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반대로 수락이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 차주들은 개별 민사소송 등 별도 절차를 밟아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손해배상 청구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정은 법원의 최종 판결과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 기업 신뢰와 공시 체계의 과제

공정거래위원회도 3월 Mercedes-Benz Korea의 판매지침을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으로 판단하고 과징금 112억3,9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의 이번 결정과 공정위 제재는 서로 다른 절차지만, 핵심 쟁점은 일치합니다. 제품 선택에 영향을 주는 정보를 불완전하게 전달하면 판매가 끝난 뒤에도 기업의 법적·평판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용호 위원장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조정결정이 피해 차주들의 실질적인 권익 구제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며, 한국 소비자의 독일 수입차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Mercedes-Benz Korea가 분쟁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안에서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은 1인당 400만 원이라는 배상액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향후 소비자가 제품 설명과 제조사 공개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수입차 브랜드가 그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가 더 큰 과제로 남았습니다.

이번 사건은 전기차 시장의 경쟁 기준이 주행거리와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보여줍니다. 배터리 공급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안전 관련 정보를 일관되게 전달하는 체계가 브랜드 가치의 일부가 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남은 질문은 분명합니다. 차량을 선택할 때 공개된 사양만 확인하면 충분한지, 아니면 핵심 부품의 제조사와 이력까지 확인해야 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된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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