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기업에는 세액공제가 있어도 당장 손에 쥘 현금이 없습니다. 엄기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포스코퓨처엠160,900원 ▼-4.74% 대표)이 정부의 국내 생산 촉진 세제와 관련해 “법인세를 내지 않는 기업에는 세액공제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직접 환급 방식의 지원을 촉구한 이유입니다. 배터리 산업의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셀 업체와 소재·부품 업체 사이에는 여전히 온도 차가 존재합니다.
엄 회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제6회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생산 세액공제 도입을 “이차전지 업계에 좋은 소식이고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아직 적자 상태인 영세 업체와 회원사가 많아 세금을 낼 수 없는 기업에는 공제 제도가 사실상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세액공제의 빈틈, 직접 환급으로 보완
세액공제는 납부할 세금에서 일정 금액을 빼주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이익이 발생하지 않아 법인세 부담이 없는 기업은 공제받을 세금 자체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비용은 먼저 지출되는데 지원금 회수는 뒤로 밀리는 구조여서, 재무 여력이 약한 중소 소재·부품사에는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협회에서도 직접 환급 제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서도 직접 환급 제도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엄 회장은 국회와 산업통상부와 함께 회원사들이 직접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의 현지 생산을 지원하는 생산 세액공제에 대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세액을 현금처럼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국내 생산 확대라는 목표를 유지하면서 기업의 실제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는지 제도 설계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 회복의 출발점은 셀, 확산은 아직
배터리 업황에 대해 엄 회장은 ‘회복 초입’이라는 진단을 내놨습니다. 2·3분기 들어 셀 업체를 중심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있지만, 소재사 가운데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는 곳이 있어 산업 전체가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셀 업체의 실적 개선이 양극재·음극재 등 하단 공급사로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셀 생산량 증가와 소재 업체의 수익성 회복 사이에는 시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회복 배경으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설비)와 유럽 전기차 시장이 제시됐습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대로 ESS 수요가 늘고, 유럽 전기차 판매가 회복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실제 출하·가동률·이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공급계약의 실행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 포스코퓨처엠 계약, 출하 전환이 관건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프로젝트가 재개되면서 양극재와 음극재 장기공급계약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엄 회장은 연말까지 2~3건의 추가 계약을 기대하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출하량과 가동률이 올라가고 2028년에는 판매량 증가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계약 발표 자체보다 실제 출하와 설비 가동으로 이어지는 시점입니다. 계약은 미래 수요의 신호지만, 실적에는 납품 물량과 판매 가격, 공장 가동률이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 산업 회복을 가를 세 가지 변수
이번 행사는 정부·국회와 배터리 업계 관계자 등 약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성일하이텍 이강명 대표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고, 에코프로비엠 최문호 대표는 산업포장, SK온 신영기 부사장은 대통령표창을 수상했습니다. 이는 배터리 산업의 범위가 셀 제조를 넘어 소재와 재활용까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변수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적자 기업도 체감할 수 있는 직접 환급 제도의 구체화 여부입니다. 둘째는 ESS와 유럽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 주문을 넘어 지속적인 출하로 이어지는지입니다. 셋째는 셀 업체의 회복이 소재·부품사와 리사이클링 업체의 수익성 개선으로 확산되는지입니다. 배터리 산업은 이제 회복 신호의 존재보다 그 신호가 공급망 전체에 실제 현금흐름으로 전달되는지를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참고 자료: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제6회 배터리 산업의 날’ 관련 발언 및 원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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